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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봉준호식 어머니라는 사람에대한 해석

Viance 2020. 3. 17. 22:01


한줄평


지긋지긋한 잔혹한 현실에 맞서 싸우는
어머니라는 이름의 한 사람
누가 선뜻 그에게 돌을 던지랴

봉준호 감독님의 2009년作, 영화 "마더"를 차일 피일 미루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인 감각과 현실적이어서 더 몸서리치는 살인 장면 등으로 인해서 사실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그의 영화는 사실 잘 안보게 되었던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그의 작품 기생충도 마찬가지로 잔인하고 조금 영화 끝이 개운하지 못하다는 사람들 반응에 볼생각을 전혀 안하다가 와이프의 강력한 추천에 본 후 완전 빠져서 2~3번 다시 봤었는데요.

기생충을 계기로 보고 싶었지만 초반 10분만 보다가 그이후를 늘 못봤던 영화, 마더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EBS에서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삭제한 15세 관람가 판정 받은 편집본으로요.

영화의 시작은 이 영화를 보진 않은 사람들에게도 조금은 낯이 익은 이 장면, 김혜자(도준이 엄마)의 갈대밭에서의 춤사위로 시작합니다.

작고 여려 보이는 그녀가 이렇게 넋을 잃고 춤을 미친 사람처럼 흐느적 흐느적 춤을 추는 이장면은, 영화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봤을때는 왠 뜬금없는 정신나간 장면인가 싶은 부분입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그녀가 왜 처음에 이러한 춤사위를 출수밖에 없었는지가 계속 이해가 갑니다.

춤을 멈춘 그녀가 무엇인가 속이 허한듯한 제스쳐를 취합니다. 영화를 보면 이장면은 영화의 첫장면이기도 하지만 사실 클라이막스 부분을 지나 Ending으로 가는 장면에서 나오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자기와 단둘이 살고 있는 도준이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뛰어 다니다닙니다. 어릴적 "사고"로 인해 바보가 된 아들 도준이는 지체 장애로 인해서 10살 수준의 지식 수준밖에 없는 아들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아들과 단둘이 억척스럽게 살아왔습니다. 어느덧 20대 청년이 된 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뭍에 내놓은 아이처럼 눈에서 사라지면 그저 불안하기만하여 한시도 곁에서 떨어지는 법이 없이 지켜왔습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 우리내 어머니들이 생각납니다. 어머니들은 무엇이 그렇게 간절하시고 무엇이 그리 걱정이 되시어 우리들을 그렇게 보살펴 주시는지. 성인이 되어서도 아프다는 한마디에 달려와주시는 그들의 정성의 근원은 과연 어디일까요?

많이 부족한 도준이가 어느날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감옥살이를 하게 되면서 이 두 모자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어 버립니다. 살인 현장에 남아있는 아들 이름이 적힌 골프공으로 인해서 아들이 완전히 죄인으로 몰리게 되어 버린 것이지요. 바보같이 조서에는 아무 생각없이 동의한다는 사인을 해버린 도준이.

아들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어머니. 감옥에서 혼자서 계속 본인의 알리바이 입증을 위해서 고민하다가 쓸데없는 기억을 떠올려 버린 도준이.

도준이의 기억으로 인해 어머니는 과거 자신의 원죄에 대해서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원죄를 부정하지요.

내가 너랑만 세상에 남아서 얼마나 막막했고 힘들었는데...

네, 우리 어머니들은 사실 위대해 보이지만 또다른 사람일 뿐입니다. 그네들도 이땅에 살고 있는 한 여성,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렸을적 어머니를 무엇이든 다 나를 위해서 해줄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살과 뼈를 내어 줄 정도로 자식을 위해서 헌신하지요.
어쩌면 그들은 자식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그네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식에게 죄를 지어왔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속죄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때는 그 속죄가 다시금 자식을 옥죄는 경우가 있는데도 말이지요

아들의 무죄를 위해 미친듯이 뛰어다닌 그녀, 아들이 무죄 석방이 된 후, 무엇인가에서 도망치듯이 마을 부녀회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때 아들이 건낸 그녀의 치부를 떠올려 줄 소품...

아들을 위해서 헌신했는데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인지, 맞는것인지 헷갈리는 그녀는 아들과 자신을 위해 잊고 싶은 것을 잊게 해주는 침을 자신의 다리에 놓습니다. 무릎 위 5마디 즘 되는 곳에 지긋이...

그리고는 영화의 시작에서처럼 알수 없는 춤을 흔들리는 관광 버스에서 추면서 이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의 시작과 끝이 완전히 연결되는줄 알았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시작에서 느꼈던 그녀의 모순된 감정, 그것보다도 더 큰 알 수 없는 감정이 그녀를 뒤덮으며 미친듯이 춤을 추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어쩌면 세상 어머니들 모두가 죄를 짓지는 않겠지만, 나도 모르는새에 크고 작은 죄를 지으며 내 새끼를 위해 살고 있지는 않으실런지요.
저는 이영화를 보며 봉준호 감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이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보고싶네요.


One more thing...

이 영화는 순전히 봉준호 감독이 김혜자님의 줄담배 피우시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봉감독님의 사무실에서 김혜자님의 댁이 보이는데, 거기서 매일 뻑뻑 줄담배를 피우시는 어머니 김혜자를 보면서 거기에 착안하여 만들었다는 영화. 김혜자님께서 마음에 들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이맛이야"로 대표되는 김혜자님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 넓혀버린 그런 영화 아닌가 감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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