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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성도) 여행기 #4 - 삼성퇴 박물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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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성도) 여행기 #4 - 삼성퇴 박물관

Viance 2025. 9. 22. 21:22

청두·광한 ‘삼성퇴(三星堆) 박물관’ 여행기

수천 년 전이 지금처럼 또렷할 수 있을까?

청두에서 북쪽으로 차로 한 시간 남짓,

광한(广汉)의 평야 한복판에서 나는 내가 알던 중국의 시간대를 새로 맞췄다.

 

거대한 청동 가면과 신목(神树), 금빛으로 번쩍이는 얼굴 파편들….

“이집트·마야와 나란히 세워도 전혀 뒤지지 않는 고대 문명”이라는 문장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전시실을 몇 걸음 걷지 않아 바로 이해하게 된다.

 

춘절이라 빨간색 복주머니가 나무마다 걸려 있어서

신비한 삼성퇴 박물관에 온 관람객들에게 많은 복을 전해주는 느낌이다


삼성퇴, 이름의 유래와 발견 이야기

  • 지명: ‘삼성퇴’는 ‘세 개의 흙둔덕(三星堆)’이라는 뜻. 마치 하늘의 삼태성이 땅 위에 내려앉은 모양이라 붙은 이름이다.
  • 발견: 1929년, 마을 주민이 도랑을 파다가 옥기와 상아 조각을 우연히 건져 올리며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 대발굴: 1986년 두 개의 ‘제사 구덩이(祭祀坑)’가 확인되면서 수천 점의 청동·옥기·도기·상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2020년 이후 추가 구덩이들이 더 확인되며 연구의 속도가 다시 붙었다.
  • 연대: 주류 학설은 **기원전 13–11세기경(상·서주 초기와 겹치는 시기)**로 본다. 황허(黃河) 문명권과는 양상이 다른, 사천 분지의 독립 문화권—고대 촉(蜀) 문명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전시실에서 만난 ‘삼성퇴의 얼굴들’

1) 압도적인 거대 청동 가면

박물관 앞마당과 전시실 안에서 모두 만나게 되는 상징 아이콘.

길게 찢어진 눈, 과장된 콧대, 좌우로 뻗은 귀 장식이 **‘멀리 보고 듣는 신적 존재’**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많다.

실물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사람 얼굴 몇 개가 들어갈 만큼.

 

 

 

2) 청동 신수(神樹, Bronze Sacred Tree)

삼성퇴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마스터피스.

줄기에서 가지가 위로 솟고, 새와 용·괴수 모양 장식이 계단처럼 올라탄다.

상서로운 새가 태양을 물고 오른다는 고대의 천지관을 형상화했다는 해석이 유명하다.

이집트의 신성목(聖樹)·메소포타미아의 생명수 모티프와 나란히 놓을 수 있을 만큼 복잡하고 정교하다.

 

3) 서 있는 거인상(Standing Figure)

양팔을 앞으로 모아 무엇인가를 받쳐 들던 자세—손에 얹혔을 ‘권위’ 자체가 사라졌는데도 위엄이 남는다.

길게 뻗은 눈, 귀 갑옷 같은 의장(儀仗) 문양까지, 권력과 제의의 중심을 말없이 증언한다.

 

 

4) 금박 가면 조각과 새 머리 형상

청동 위에 금을 입힌 얼굴 파편은 신성·왕권을 상징한다.

녹청색 청동 위로 뜨거운 금빛이 올라오면,

“이곳이 단순한 공방이 아니라 종교–정치 복합체였구나”라는 생각이 스며든다.

맹금류의 머리를 형상화한 청동은 하늘 세계와의 매개 역할을 암시한다.

 

정말 이게 기원전 1000년~2800년 사이에 만들어 진게 맞다는건가?

 

청동으로 이런것을 만들어 낼 정도의 정교함과 기술력 대단한 문명이다


왜 ‘이집트·마야와 어깨를 나란히’인가

  1. 스케일과 기술: 주조·용접·금박·옥기 가공이 한 자리에서 만난다. 거대한 단일 청동물은 단순 주조가 아니라 분할 주조–재조립을 활용한 고급 기술을 보여준다.
  2. 세계관의 복합성: 신수(神樹), 태양새, 과장된 감각 기관(눈·귀)은 우주 질서–왕권–제사의 삼각형을 명확히 드러낸다. 이집트의 태양신 레, 마야의 옥수수 신·천문 제의가 그러하듯, 삼성퇴도 **‘질서의 연출’**을 위해 예술을 총동원했다.
  3. 독립성: 황허 문명과 교류 흔적은 있지만, 조형 언어는 현저히 다르다. 이는 마야가 안데스와, 이집트가 메소포타미아와 다르듯 사천 분지 고유의 상상력이 있었음을 말해 준다.

걷는 즐거움: 박물관 ‘밖’의 장면들

정문 광장에는 설 풍경의 붉은 등(灯)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시간 여행의 입구를 만든다.

대나무 숲길을 따라 조용히 걷다 보면, 전시실에서 받은 강렬함이 숲의 초록에 천천히 가라앉는다.

박물관 지붕 위 조형과 마당의 가면들은 곳곳에서 **‘촉 문화의 얼굴’**로 방문객을 맞는다.


관람 동선 & 팁

  • 권장 시간: 전시관만 2–3시간, 야외 공원 산책까지 하면 반나절을 잡자.
  • 동선 추천
    1. 종합관: 문화·연대·발굴 스토리를 먼저 훑기
    2. 청동기 전시: 거대 가면–신수–상·금박 가면 순으로 집중 감상
    3. 야외 조형 & 공원 산책으로 여운 정리
  • 감상 포인트
    • 가면의 눈썹–눈–귀 라인을 클로즈업해 패턴을 비교해 보기
    • 신수는 아래에서 위로 가지의 반복–변주를 따라가며 촬영
    • 유리 케이스는 반사가 심하니, 비스듬한 각도편광 필터가 도움이 된다.
  • 찾아가기: 청두 시내에서 광한까지 차량으로 약 1시간. 고속철(청두–광한북) 후 버스/택시 환승도 편하다.
  • 주의: 요금·운영시간은 수시로 조정되니 출발 전 공식 채널로 재확인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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