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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상해 임시정부만 가요? 5분거리 김구 생가는요? 본문

뀩뀩이의 중국 주부 생활기/뀨뀩이의 중국 관찰

아직도 상해 임시정부만 가요? 5분거리 김구 생가는요?

Viance 2019. 4. 9. 23:37
  어제 아무래도 무리했는지 아침에 일어나기가 여간 힘든게 아녔어요. 오늘은 상해 임시정부를 가려 계획했는데 11시~13시30분은 브레이크 타임이예요. 호텔이 외곽에 있어 어차피 부리나케 준비해서 가도 11시 임박하여 허겁지겁 볼 것 같아 아예 천천히 나가기로 합니다^^;

  창펑 공원 경치 감상하며 여유있게 조식을 먹고 10시경에 신천지 역으로 향했어요. 신천지 역 1번 출구는 신천지 스타일 몰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요. 예쁜 기념품 샵과 옷가게 등이 많아 아이쇼핑하기 좋아요. 전 제일 먼저 페이유에 매장으로 ㄱㄱ!!

  물론 북경에도 난뤄구상 쪽에 매장이 있지만 규모가 작고 상품이 다양하지 않다는 말이 있어 상해 온 김에 들러 봤어요. 상해는 페이유에 매장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신천지 스타일몰로 온 이유는 백화점이라 디피가 깔끔하고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 아니라 다소 여유있게 쇼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예요~ 그리고 임시정부 브레이크 타임이라 시간적 여유도 있었고요^^

  제가 고른 운동화예요. 전 별다른 글자없이 딱 페이유에 마크만 심플하게 들어간게 젤 마음에 들었어요. 클래식 스타일도 재질과 디테일이 조금씩 달라요. 그렇지만 꼭 내 마음에 드는건 할인도 안 하는데다 신상이라 가격이 비싸더라고요 ㅋㅋㅋ 꼭 그래 ㅋㅋ 그래도 마음에 드는걸 사야하는 법! 198원에 데려왔습니다^^

  새신발 신고 옆옆 가게로 왔어요. 서점과 팬시문구를 같이 팔면서 카페도 하는 가게인데 여기서 상해 사진 엽서를 3원에 구입하여 테이블에 앉아 편지를 썼어요^^ 누구한테 썼을까요?♡

  쇼핑몰 좀 구경하다가 밖에 나왔어요. 신천지몰에서 카페거리 쪽으로 향하는 길에 유독 눈에 띄는 붉은색 장식의 건물이 있네요. 바로 공산당 1차 대회를 열었던 곳으로 공산당 성지(?)같은 곳이었어요. 외국인들에겐 높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지만 중국 국내 관광객이 엄청 많아요. 어차피 무료라길래 저도 들어가서 둘러봤어요. 깊은 지식은 없지만 일본 침략의 역사부터 다루고 있어 우리와 아주 무관한 이야기도 아닌 것 같았어요.

  가볍게 둘러보고 진행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면 골목골목 이렇게 예쁜 이 동네 특유의 건축 양식이 살아있는 곳이 나와요.
  특히나 이 골목!! 아주 유명합니다. 사진의 왼쪽 집이 바로 미슐랭에 올라있는 예상하이라는 식당이거든요. 블로그에도 신천지 맛집으로 많이 소개되어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제가 여길 온 이유는 밥을 먹기 위해서가 아녜요.
  바로 김구 선생님 생가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사진 위에 골목 이름 좀 봐주세요! 영경방. 김구 선생님이 어머니와 거주하던 곳이 영경방 10호. 바로 이 골목이죠. 여행 책자에도, 블로그에도 미슐랭 맛집에서 밥 먹었다는 얘기만 있지 김구선생님 생가에 대한 언급은 없어서 여기가 맞나 한참 확인했어요.

  주소를 따져봤을때 김구 선생님이 사셨던 곳은 예상하이 맞은편 이탈리아 식당인 'VA BENE'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저로서는 '바보놈'이라고 들려서 마음이 더 무거워졌어요.
  와이프를 이 곳에서 잃었고 자신의 마지막 생일 잔치를 이곳에서 했다는 가슴아픈 곳. 슬쩍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흔적은 1도 찾을 수 없어 더욱 무거운 마음으로 발 길을 옮겼습니다.
  우리가 기억 안하면 결국은 더 더 잊혀질거라 생각해요. 흔적은 찾을 수 없었지만 식사하러 가시게 되면 이곳이구나...라고 한 번 더 봐주면 어떨까요...

  카페거리 방향으로 골목을 빠져나가니 주변 건물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스벅 발견! 언젠가 포스팅에서 '이국적인 스벅'에 이름이 올라간 걸 봤어요. 저도 스벅 좋아하지만 아까 김구 선생님 생가를 다녀와서 생각이 많아져 그런가 그냥 둘러만 보고 나왔어요.
  대신 옆에 고디바 매장에서 뀨가 좋아하는 초콜렛 선물을 하나 샀어요. 절대 내 운동화만 사서 미안한 마음에 무마용으로 산 거 아녜요 ㅋㅋㅋ 아시죠? 고디바 가면 초콜렛 값이 아까 그 운동화 값인거 ㅠ

  상해 임시정부 오후 운영시간인 1시 30분이 가까워져서 다시 신천지 스타일몰로 돌아가요. 스타일몰에 와서 어디지? 두리번 거리니 저기 길가에 조그마한 갈색 표지판이 있네요. 겨우 표시가 저게 다야? 싶지만 여긴 중국인걸요... 그 옛날 타지에서 임정을 꾸려가던 조상님들은 서러운게 좀 많았겠어요 ㅠ

  제대로 찾아왔어요! 비수기 평일이라 사람도 없고 조용하네요. 저기 검은색 옷을 입은 아저씨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상해 임시정부가 있습니다.

  잉??!! 여기라고?! 네, 여기 맞더군요 ㅠ 누가 한 나라의 정부가 있던 곳이라고 생각할까요... 심지어 오른쪽 두 칸만 임시정부 터예요. 아...대단한 애국자도 아닌데 벌써 뜨거워지는 느낌.

  관람료는 20원. 현금만 가능하고 학생할인 없습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을 금하고 있어 찍지 않았습니다.  
  20-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보는 아주 작은 공간이었습니다. 우리 집 안방보다 작은 집무실을 보며 이런 쪽방에서 그 큰 일들을 만들었구나...싶었고 특히 의거 전 웃고있는...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 사진 앞에 오래 서 있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진걸 아는지 관람을 끝내고 나오니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천둥 번개까지 ㄷㄷ 좀 전까지 화창하던거 현실 맞나요?? 배낭도 무거운데 운동화 박스와 초콜릿 박스로 손도 여유가 없고 비가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아 오늘은 여기까지 보고 호텔로 후퇴!!

  그런데 세상에나 ㅠ 전 왜이럴까요 ㅠ 비로 으슬으슬해진 몸을 녹이려고 호텔 도착하자마자 바로 라운지로 가서 우아하게 커피에 달다구리를 먹으려 했는데!!
  젤리 하나를 입에 물자마자 떼운 어금니의 금이 뽑혔어요 ㅠ 오마이갓 ㅠ 낼은 윤봉길 의사님이 폭탄 던진 홍커우 공원(현 루쉰 공원) 가려했는데 갑자기 타국에서 치과부터 가야하게 생겼어요ㅠ 엉엉~ ㅠ
  결국 어금니 불편해서 커피도 다 못 마시고 우울하게 방으로 내려왔다는 오늘의 일기 끝!!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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