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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가다 #1 (서파)

Viance 2020. 1. 12. 18:28

15년에 이은 두번째 백두산 방문기 입니다.

우리나라,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이지만 참으로 아쉽게도 분단의 현실속에 직접갈수 있는 방법은 없고 중국을 통해서 갈수 밖에 없는 곳이지요. 가는 방법은 대체적으로 중국어가 불가능한 분들이 대다수이고 공산 주의 국가라는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국가의 여행이다보니 조금은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여행으로 가는 방법이 대세 인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이 있는 백산 공항으로 직항이 없는지라 연길이나 장춘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단체 버스를 타고 넘어가는 방법으로 여행사에서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길, 장춘에서 백두산까지는 차량으로 4~5시간 정도 걸리는데 백두산 자체가 직접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내부에서 극히 제한된 공간만을 관광객에게 오픈하고 있어서 2일 정도 코스로 다녀오기 딱 좋은 곳입니다.

 

2일로 관광일정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서파(西坡, 서쪽 언덕)와 북파(北坡, 북쪽 언덕) 두곳으로 백두산 여행지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남파도 있긴 하지만 최근에 어떤 사유에서인지 남파 관광구역은 운영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서파, 북파간 거리가 워낙 멀어서 (편도 1시간~1시간반) 당일에 서/북파를 모두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바 하루씩 잡아서 다녀오시기를 추천해 드리는 바입니다.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코스는 서파 입니다. 서파는 북파에 비해서 볼거리가 그렇게 풍부하지는 않지만 천지까지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1442개 계단을 올라야 되는바, 뭔가 등산의 느낌이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입니다. 그런데 15년과는 다르게 서파의 티켓 구매소의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원래도 한 15~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관광 Center가 있었는데, 지금은 30km 더 떨어진 곳에 관광 Center가 위치를 합니다.

백두산을 비롯한 왠만한 큰 국립공원들은 내부에서 본인들의 차량으로 이동을 못하고 국립공원 소속의 버스 차량으로만 이동을 할 수 있는데요. 이곳 서파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4~50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 관광 센터를 일부러 찾아와서 티케팅을 해야만 버스를 타고 백두산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건 모두다 중국의 관광지를 활용한 지역 경제, 내수 활성화 +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설계된 것인데요. 관광센터가 있는 마을에 호텔을 비롯한 숙소를 대거 설치해 놓고, 쇼핑센터 등을 설치하여 관광객들이 해당 지역에서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돈을 쓰게 하려는 의도가 있고 더불어 관광 버스 기사 및 해당 관광 센터를 관리하는 인력을 고용할 수 있게 하여 주민들이 돈을 벌게 하려는 의도 두가지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책략입니다.

 

이건 백두산 뿐만 다른 중국의 큰 국립공원 어딜가도 있는 현상으로 이해는 갑니다만... 너무 거리가 멀어서 좀 짜증이 나더라구요.

 

1시간여 가까운 거리를 버스로 이동해서 도착한 백두산 국립공원 초입입니다. "장백산화산국가지질공원" 이라고 쓰여져 있는 팻말이 조금 마음이 아프네요. 조사해본 결과 장백산이라는 이름은 중국이 동북공정을 위해 만든 이름은 아니고, 과거 옛 선인들께서,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쓰이던 명칭이라고 합니다. 역사서에 종종 등장하곤 했던 이름이라고 하네요. 아무튼 중국 땅에 속해있다보니 우리나라 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푯말이 마음에는 들지 않습니다.

서파 관광구역으로 들어와서 저희를 맞이해 주는것은 삼나무( 아마도...) 숲길입니다. 제가 갔을때가 초여름이었던지라 초록 잎사귀로 단장을한 나무들이 저희를 맞이해 주었는데요. 피톤치드가 넘치는 이공간에서 삼림욕을 하면서 산으로 오를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쭉 뻗은 나무들의 위용과 어우러진 파란 하늘이 기분을 한껏 좋게 만듭니다. 아시고 계시겠지만 백두산 천지 연못은 아무나 볼 수 없는 공간인거 아시죠? 저도 15년에 왔을때 서파에서만 천지를 보았고 북파에서는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와이프와 동행을 했던지라 꼭 양쪽 모두 보고 싶었습니다.

아까 그곳에서 계속해서 버스를 타고 또 40분정도 넘게 가야 서파로 올라가는 관문이 나옵니다. 막 입장했을때 푸르름이 넘쳤던것과 다르게 올라가는 산중턱은 아직도 초봄의 느낌입니다. 소나무들이 푸르름을 뽐내고는 있지만 많은 나무들이 이제 막 잎사귀들이 나온 느낌이에요

조금더 올라왔을때 저 멀리는 완연한 겨울이고 바로 근처도 겨울의 헐벗은 나무들이 보입니다. 실제로 이때 입구에서의 기온은 15~20도 사이였으나 위로 올라가니 눈이 얼어있는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불안함이 엄습하게 만드는 먹구름들... 왼쪽에서부터 몰려온 먹구름들이 천지를 덮고 있는 느낌이라 이번에 천지를 못볼것 같다는 불안함이 엄습합니다. 도대체 왜 저 높은 천지에만 구름이 몰려 드는 건지....

서파의 여행 서비스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이곳은 아직도 겨울이 완연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가볍게 라면이나 간단한 먹거리들을 팔고 있어서 천지까지 올라가기 전이나,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요기거리를 때울 수 있습니다. 또 급변하는 날씨에 추위나 비/눈을 피하는데 제법 괜찮은 곳이죠.

이제 본격적으로 천지를 보러 출발을 하게 됩니다. 900미터 거리의 계단을 오르는데 1,442개의 계단이 있다고 알려주네요. 오르내리면서 나이드신 한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뵈었었는데요. 무릎 아프실것 같아서 좀 걱정은 되긴 했는데 다행히 본인들이 올라갔을때는 천지를 볼 수 있었다며 만족하고 계셔서 그런지 저도 마음이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1천4백여개 계단, 생각보다 쉬울줄 알았는데 이 가파른 경사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느낌입니다. 뭐 기어 올라갈 정도로 가파랐던건 아니지만 허벅지가 당겨오기 시작합니다. 한 30여분 정도 올랐던것 같네요.

오르다가 잠깐 쉬어가며 뒤를 돌아보니 장관입니다.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지형이라 그런지 화산 분화구가 있는 천지를 중심으로 좌우로 넓게 평원처럼 펼쳐진 모습이 참 멋들어 집니다. 게다가 하늘에 구름 사이를 뚫고 내려오는 햇빛 덕분인지 장관을 펼칩니다. 제발 천지도 마찬가지 모습이길....

거의다 왔습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운동부족으로) 구름이 없는 모습을 보면서 천지를 보기 위해서 달려 올라갑니다. 내려오는 분들마다 멋있다는 말씀을 해주시니 힘든 다리를 부여잡고 다시 뛰어 올라갈 힘이 납니다.

사진찍느라 정신없는 사이 와이프는 벌써 저 멀리 가고 있네요. 구름이 왼쪽에서 또 다가오는것 같아서 마음이 급해집니다. 1442개 계단을 올라서서 눈앞에 펼쳐질 장관은....

이렇습니다. 초여름인데 천지 연못을 못보다니... 15년에 한여름에 와서 서파의 천지를 보고 감동에 젖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게 되서 그런지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와이프는 너무나 멋있다고 만족하네요. 

중국에서 많은 여행지를 다녀봤는데도 불구하고 백두산의 천지를 보면 누구나 멍~ 하게 되는게 사실입니다. 마음도 참 복잡해지고 여러가지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 얼음과 눈에 덮혀있는 천지이지만 그래도 뭔가 천지에 왔다는 느낌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능선을 넘어가면 또 새로운 풍광이 펼쳐지겠지만, 이곳은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으로 함부로 이동을 해서는 안되는 곳이니 만큼 마음은 굴뚝같지만 발걸음을 돌립니다. 

내려가기전에 한번더 천지의 절경을 담아봅니다. 물이 넘실넘실 대는 천지가 더 신비롭긴 하지만 이렇게 얼어있는 천지도 멋있긴 한것 같습니다. 천지라고 안하면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곳에 있는 칼데라 호수, 그 칼데라 호수가 얼은 모습을 본것을 만족하고 돌아섭니다.

뒤를 돌아 내려가는 길입니다. 저 멀리 타고올라온 버스가 서있는 버스 정류장이 보입니다. 천지를 다행히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만, 저희는 일정 및 시간 관계상 첫날 서파에서 유일하게 천지만 보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서파에서는 금강대협곡과 계절이 맞는다면 야생화가 펼쳐진 초원을 볼 수 있습니다만 저희는 부득이 보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만족스러운 천지 관람이었지만 그래도 다른 곳을 못봐서 아쉬워하는 와이프의 뒤어깨네요. 다음번에 날 좋을때 또한번 오자고 서로 약속하면서 내려갔습니다. 다음번에 북파 후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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